나 하나쯤이야

한철 신고 버리는 신발 살리기

나 하나쯤이야

한철 신고 버리는 신발 살리기

우리는 물건의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무언가를 사서 쓰다가 잘되지 않으면 고치기보다는 쉽게 쓰레기통, 재활용 수거함, 또는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서 어디론가 보낸다. 그 김에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새 물건을 사며 새로운 시작을 자축한다. #새물건새출발


보통은 운동화를 한 켤레만 사서 주구장창 그것만 신다가 다 낡아서 버릴 때쯤 새로운 운동화를 사는 편이었다. 친구는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러 켤레의 운동화를 사서 패션이나 계절에 따라 맞춰 신는다며, 오늘 신은 신발은 하루 이틀 정도 쉬어주면 더 오래 신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여러 켤레의 운동화를 사서 돌려 신어 보았는데, 친구의 말처럼 신발이 닳는 속도는 더뎌졌지만 매일 신다 보니 보니 어느새 많이들 낡아 있었다. 계속 신고 싶은 신발들이라 버리지 않고 더 오래 신을 방법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낡아진 부분을 수선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많이 닳은 신발 세 켤레와 닳지는 않았지만 부분 수선이 필요한 한 켤레, 그리고 경량 패딩 하나를 챙겼다. 헌 신발 세 켤레는 뒤축 안쪽이 뜯어지고, 밑창은 많이 닳았다. 실밥이 풀려 봉제 수선이 필요한 것도 있었다. 경량 패딩은 10년도 더 전에 샀던 것인데, 지퍼가 고장 나서 보관만 하고 있던 옷이었다. 너무 옛날 옷이라 수선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TOMMY HILFIGER 타미힐피거

수선 전과 후

캐주얼한 운동화는 아니라 자주 신지 않아 그다지 낡진 않았지만 신발 끈이 지나가는 구멍 역할을 하는 끈이 떨어져서 수선을 맡기러 갔다. 맡기는 김에 혹시 타미힐피거는 밑창 수선이 가능한지 여쭤보았는데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수선 기간은 1주일, 간단한 것이어서 그런지 비용은 무료였다.

#SKECHERS 스케쳐스

수선 전

스케쳐스는 이 중에서도 가장 오래 신은 신발이다. 아마 2018년에 사서 신었던 것 같다. 앞에 가죽 부분에 구멍이 나고 뒤축에 봉제가 뜯어져 너덜거렸다. 물론 밑창도 많이 닳아서 앞 코, 뒤축, 밑창 모두 수선 의뢰를 했다. 봉제 수선은 가능하지만, 밑창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게다가 직원분은 밑창이 많이 낡아 수선하지 않는 걸 추천한다고 하셨지만, 수선이 가능하면 부탁드린다고 했다. 신발을 맡긴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아쉽게도 모든 수선이 불가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ADIDAS 아디다스

수선 전과 후

2020년에 산 신발이다. 아디다스는 업체 중 유일하게 A/S 가이드북이 있었다. 직원용 가이드북이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뒤축뿐만 아니라 봉제, 접착, 벨크로 모두 가능했고 심지어 밑창 교체도 가능했다. 직원분께 밑창 교체에 관해 물어보니 착화감이 완전히 달라져서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해서 이번에는 맡기진 않았지만, 더 신은 다음에는 밑창 교체를 맡겨보려고 한다.


수선에 걸린 시간은 3일, 비용은 8천 원이었다. 뒤축 안쪽 면에 비슷하지 않은 천을 붙여서 부분적으로만 보강해 주었다.

#NEWBALANCE 뉴발란스

수선 전과 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2019년쯤에 산 신발이다. 뒤축과 밑창을 수선하고 싶다고 했고, 밑창은 떨어져서 너덜너덜한 경우에만 가능하고, 닳아서 수선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수선 기간은 14일 걸렸고, 비용은 2만 원이었다. 뒤축 안쪽을 원래 소재와 똑같은 천으로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덮었고, 이음새도 감쪽같아서 이 부분만 보면 마치 새 신발같이 수선되었다.

수선 전과 후

뉴발란스에서 2009년에 구매했던 경량 점퍼도 수선할 수 있다고 해서 맡길 수 있었다. 수선 기간은 9일 걸렸고, 비용은 1만 5천 원이었다. 고장이 난 지퍼 역시 깔끔하게 고쳐졌다.

#수선 총평


가장 성의 있고 깔끔하게 수선해 준 곳은 뉴발란스였다.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운동화의 수명이 늘어난 것이니 만족스럽다. 그다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은 브랜드인데,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졌다. 하지만 어느 곳도 밑창 수선이 온전히 가능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완전한 수선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운동화를 오래 신기 위한 소비자의 노력


운동화를 오랫동안 신기 위해서는 여러 켤레로 돌려 신기, 슈구 바르기, 그늘에 보관하고 신문지를 끼워 넣어 습기 제거하기, 슈트리로 모양을 유지하기 등의 방법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앞에처럼 구매한 곳이나 잘하는 수선집에서 수선받아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 좋아하는 신발이라 아껴서든, 환경을 위해서든 신발을 오래 신기 위해 소비자는 이러한 노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신는 신발은 소모품이고,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밑창이 계속 닳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다른 부분은 계속 신을 수 있을 만큼 괜찮아도 밑창이 많이 닳으면 미끄러질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신발을 버려야 하는 때가 온다. 이렇게 중요한 밑창을 갈아 끼울 수 없다는 건 신발 회사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물건 판매 vs 기존 물건 수리


사실 노력이 부족하다기보다는, 회사 차원에서는 새로운 물건 판매를 위해서 수선이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신발을 수선하여 더 오래 신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보다는 새로운 제품 구매로 유도하기 위한 방법 연구에 더욱 에너지를 쏟을 것이다.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해서 구매할 필요가 없다면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것을 좋아할 회사는 없다. 계획적 진부화, 또는 계획적 구식화라고 부르는 개념이 있을 정도로 제품의 교체 주기와 판매량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교체 주기는 빨라질수록 물건 판매량은 늘어나기에 신제품, 리미티드, 리뉴얼 등의 이름을 붙여 새로운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


하지만, 끝없는 성장과 매출을 추구하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순환 경제의 시대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자연을 보호하자는 구호를 외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자연은 더욱 급변하고 있어서 우리 세대에서 비참하지 않게만 죽을 수 있게 하자는 분위기이다. 자원의 순환이란 폐기물 최대한 덜 만들고, 폐기물은 *재사용하거나 *재생이용하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남은 폐기물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여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순환 경제 시대의 공급자는 그들이 공급하는 신발이 계속 재활용될 수 있도록 자원순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해외의 일부 신발 브랜드는 수선뿐만 아니라 밑창 교체도 더 용이하게끔 디자인하는 추세라고 한다.


*재사용(reuse): 재활용가능자원을 그대로 또는 고쳐서 다시 쓰거나 생산활동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재생이용(recovery): 재활용가능자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료물질로 다시 사용하거나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신발 수선을 환영하는 브랜드

REVIVO 소개 - 출처 vivobarefoot.com

등산 수업에서 처음 보는 신발 브랜드를 추천받아 신어본 적이 없다. 국내에는 정식 수입되지 않아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는데, 일부러 자국 영국에서 신발 수거 캠페인을 할 정도로 재사용 및 재생이용에 적극적인 브랜드였다. 이 신발 브랜드의 이름은 ‘VIVO’이다. 대부분 모델이 전체 수선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거한 신발로 새로운 신발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한다. ‘다시’라는 뜻의 접두사 ‘RE’를 붙여 수거한 신발로 만든 브랜드 이름은 ‘REVIVO’이다. 어찌 보면 불리한 사업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인기와 매출 규모는 계속 더해지고 있다. 영국 자국에서 이 신발의 마니아가 많다고 한다. 현재는 영국에서만 헌 신발 수거 정책을 실행하고 있고 ‘REVIVO’로 재탄생시켜서 판매하는 건 글로벌로 하고 있다.

VIVO의 4가지 수선 옵션 - 출처 revivo.com

게다가 ‘VIVO’는 윤리적 경영을 위해 영국 신발 장인들과 협업해서 수선 시스템을 운영한다. 수선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접수된 운동화의 상태를 확인한 후 등급을 매긴다. 그리고 내부와 외부를 세척하고 소독하여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모두 제거한다. 그리고 찢어지거나 약해진 부분은 조각을 덧대고, 솔기를 꿰매고 오버로크 한다. 손상된 깔창은 새것으로 교체되고, 낡은 깔창은 재활용되어 다른 신발의 겉창을 수리하는 데 사용된다. 얇거나 손상된 밑창도 새것으로 교체된 다음, 오래된 밑창은 재활용되어 승마장에서 사용된다고 한다.

VIVOBAREFOOT 플라스틱을 재생이용해서 만든 깔창

1년=25,000,000,000켤레


매년 250억 켤레 이상의 신발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인 90%는 구매 후 12개월 이내에 쓰레기장으로 간다. 200억 켤레의 신발로 쌓은 산이 있다면 그 크기는 어떠할까? 매년 그만한 쓰레기 산이 하나씩 생기는 셈이다. 신발 회사로서는 더 많은 신발을 파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이익이겠지만, 그 신발은 우리가 사는 곳 어딘가에 쓰레기 산의 일부가 되어 결국 우리가 사는 환경 전체에 영향을 준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한 해 평균 4켤레를 구매한다고 한다. 그동안 별생각 없이 신고 버렸던 신발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 본다. 아무리 신발이 많다고 한들 신고 나갈 신발은 한 켤레다. 게다가 오히려 오랫동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신발은 가수분해가 되어 더 빨리 낡는 다고 한다. 돌려 신을 수만큼 꼭 필요한 신발만 갖추고, 200억 켤레의 쓰레기 산을 떠올리며 새롭게 신발을 사는 것에 더욱 신중해져야겠다 싶다. 더욱이 이제는 디자인만 보고 신발을 사기보다는 수선이 가능한 신발인지 확인하고 구매하려고 한다. 생산되고 버려지는 제품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덜 세상에 쓰레기를 만들기 위한 나의 노력이다.

우리는 물건의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무언가를 사서 쓰다가 잘되지 않으면 고치기보다는 쉽게 쓰레기통, 재활용 수거함, 또는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서 어디론가 보낸다. 그 김에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새 물건을 사며 새로운 시작을 자축한다. #새물건새출발


보통은 운동화를 한 켤레만 사서 주구장창 그것만 신다가 다 낡아서 버릴 때쯤 새로운 운동화를 사는 편이었다. 친구는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러 켤레의 운동화를 사서 패션이나 계절에 따라 맞춰 신는다며, 오늘 신은 신발은 하루 이틀 정도 쉬어주면 더 오래 신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여러 켤레의 운동화를 사서 돌려 신어 보았는데, 친구의 말처럼 신발이 닳는 속도는 더뎌졌지만 매일 신다 보니 보니 어느새 많이들 낡아 있었다. 계속 신고 싶은 신발들이라 버리지 않고 더 오래 신을 방법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낡아진 부분을 수선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많이 닳은 신발 세 켤레와 닳지는 않았지만 부분 수선이 필요한 한 켤레, 그리고 경량 패딩 하나를 챙겼다. 헌 신발 세 켤레는 뒤축 안쪽이 뜯어지고, 밑창은 많이 닳았다. 실밥이 풀려 봉제 수선이 필요한 것도 있었다. 경량 패딩은 10년도 더 전에 샀던 것인데, 지퍼가 고장 나서 보관만 하고 있던 옷이었다. 너무 옛날 옷이라 수선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TOMMY HILFIGER 타미힐피거

캐주얼한 운동화는 아니라 자주 신지 않아 그다지 낡진 않았지만 신발 끈이 지나가는 구멍 역할을 하는 끈이 떨어져서 수선을 맡기러 갔다. 맡기는 김에 혹시 타미힐피거는 밑창 수선이 가능한지 여쭤보았는데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수선 기간은 1주일, 간단한 것이어서 그런지 비용은 무료였다.

#SKECHERS 스케쳐스

스케쳐스는 이 중에서도 가장 오래 신은 신발이다. 아마 2018년에 사서 신었던 것 같다. 앞에 가죽 부분에 구멍이 나고 뒤축에 봉제가 뜯어져 너덜거렸다. 물론 밑창도 많이 닳아서 앞 코, 뒤축, 밑창 모두 수선 의뢰를 했다. 봉제 수선은 가능하지만, 밑창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게다가 직원분은 밑창이 많이 낡아 수선하지 않는 걸 추천한다고 하셨지만, 수선이 가능하면 부탁드린다고 했다. 


신발을 맡긴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아쉽게도 모든 수선이 불가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ADIDAS 아디다스

2020년에 산 신발이다. 아디다스는 업체 중 유일하게 A/S 가이드북이 있었다. 직원용 가이드북이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뒤축뿐만 아니라 봉제, 접착, 벨크로 모두 가능했고 심지어 밑창 교체도 가능했다. 직원분께 밑창 교체에 관해 물어보니 착화감이 완전히 달라져서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해서 이번에는 맡기진 않았지만, 더 신은 다음에는 밑창 교체를 맡겨보려고 한다.


수선에 걸린 시간은 3일, 비용은 8천 원이었다. 뒤축 안쪽 면에 비슷하지 않은 천을 붙여서 부분적으로만 보강해 주었다.

#NEWBALANCE 뉴발란스

2020년에 산 신발이다. 아디다스는 업체 중 유일하게 A/S 가이드북이 있었다. 직원용 가이드북이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뒤축뿐만 아니라 봉제, 접착, 벨크로 모두 가능했고 심지어 밑창 교체도 가능했다. 직원분께 밑창 교체에 관해 물어보니 착화감이 완전히 달라져서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해서 이번에는 맡기진 않았지만, 더 신은 다음에는 밑창 교체를 맡겨보려고 한다.


수선에 걸린 시간은 3일, 비용은 8천 원이었다. 뒤축 안쪽 면에 비슷하지 않은 천을 붙여서 부분적으로만 보강해 주었다.

뉴발란스에서 2009년에 구매했던 경량 점퍼도 수선할 수 있다고 해서 맡길 수 있었다. 수선 기간은 9일 걸렸고, 비용은 1만 5천 원이었다. 고장이 난 지퍼 역시 깔끔하게 고쳐졌다.

#수선 총평


가장 성의 있고 깔끔하게 수선해 준 곳은 뉴발란스였다.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운동화의 수명이 늘어난 것이니 만족스럽다. 그다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은 브랜드인데,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졌다. 하지만 어느 곳도 밑창 수선이 온전히 가능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완전한 수선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운동화를 오래 신기 위한 소비자의 노력


운동화를 오랫동안 신기 위해서는 여러 켤레로 돌려 신기, 슈구 바르기, 그늘에 보관하고 신문지를 끼워 넣어 습기 제거하기, 슈트리로 모양을 유지하기 등의 방법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앞에처럼 구매한 곳이나 잘하는 수 선집에서 수선 받아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 좋아하는 신발이라 아껴서든, 환경을 위해서든 신발을 오래 신기 위해 소비자는 이러한 노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신는 신발은 소모품이고,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밑창이 계속 닳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다른 부 분은 계속 신을 수 있을 만큼 괜찮아도 밑창이 많이 닳으면 미끄러질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신발을 버려야 하는 때가 온다. 이렇게 중요한 밑창을 갈아 끼울 수 없다는 건 신발 회사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물건 판매 vs 기존 물건 수리


사실 노력이 부족하다기보다는, 회사 차원에서는 새로운 물건 판매를 위해서 수선이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신발을 수선하여 더 오래 신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보다는 새로운 제품 구매로 유도하기 위한 방법 연구에 더욱 에너지를 쏟을 것이다.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해서 구매할 필요가 없다면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것을 좋아할 회사는 없다. 계획적 진부화, 또는 계획적 구식화라고 부르는 개념이 있을 정도로 제품의 교체 주기와 판매량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교체 주기는 빨라질수록 물건 판매량은 늘어나기에 신제품, 리미티드, 리뉴얼 등의 이름을 붙여 새로운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


하지만, 끝없는 성장과 매출을 추구하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순환 경제의 시대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자연을 보호하자는 구호를 외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자연은 더욱 급변하고 있어서 우리 세대에서 비참하지 않게만 죽을 수 있게 하자는 분위기이다. 자원의 순환이란 폐기물 최대한 덜 만들고, 폐기물은 *재사용하거나 *재생이용하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남은 폐기물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여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순환 경제 시대의 공급자는 그들이 공급하는 신발이 계속 재활용될 수 있도록 자원순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해외의 일부 신발 브랜드는 수선뿐만 아니라 밑창 교체도 더 용이하게끔 디자인하는 추세라고 한다.


*재사용(reuse): 재활용가능자원을 그대로 또는 고쳐서 다시 쓰거나 생산활동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재생이용(recovery): 재활용가능자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료물질로 다시 사용하거나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신발 수선을 환영하는 신발 브랜드

REVIVO 소개 - 출처 vivobarefoot.com

등산 수업에서 처음 보는 신발 브랜드를 추천받아 신어본 적이 있다. 국내에는 정식 수입되지 않아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는데, 일부러 자국 영국에서 신발 수거 캠페인을 할 정도로 재사용 및 재생이용에 적극적인 브랜드였다. 이 신발 브랜드의 이름은 ‘VIVO’이다. 대부분 모델이 전체 수선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거한 신발로 새로운 신발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한다. ‘다시’라는 뜻의 접두사 ‘RE’를 붙여 수거한 신발로 만든 브랜드 이름은 ‘REVIVO’이다. 어찌 보면 불리한 사업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인기와 매출 규모는 계속 더해지고 있다. 영국 자국에서 이 신발의 마니아가 많다고 한다. 현재는 영국에서만 헌 신발 수거 정책을 실행하고 있고 ‘REVIVO’로 재탄생시켜서 판매하는 건 글로벌로 하고 있다.

VIVO의 4가지 수선 옵션 - 출처 revivo.com

게다가 ‘VIVO’는 윤리적 경영을 위해 영국 신발 장인들과 협업해서 수선 시스템을 운영한다. 수선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접수된 운동화의 상태를 확인한 후 등급을 매긴다. 그리고 내부와 외부를 세척하고 소독하여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모두 제거한다. 그리고 찢어지거나 약해진 부분은 조각을 덧대고, 솔기를 꿰매고 오버로크 한다. 손상된 깔창은 새것으로 교체되고, 낡은 깔창은 재활용되어 다른 신발의 겉창을 수리하는 데 사용된다. 얇거나 손상된 밑창도 새것으로 교체된 다음, 오래된 밑창은 재활용되어 승마장에서 사용된다고 한다.

1년 = 25,000,000,000켤레


매년 250억 켤레 이상의 신발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인 90%는 구매 후 12개월 이내에 쓰레기장으로 간다. 200억 켤레의 신발로 쌓은 산이 있다면 그 크기는 어떠할까? 매년 그만한 쓰레기 산이 하나씩 생기는 셈이다. 신발 회사로서는 더 많은 신발을 파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이익이겠지만, 그 신발은 우리가 사는 곳 어딘가에 쓰레기 산의 일부가 되어 결국 우리가 사는 환경 전체에 영향을 준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한 해 평균 4켤레를 구매한다고 한다. 그동안 별생각 없이 신고 버렸던 신발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 본다. 아무리 신발이 많다고 한들 신고 나갈 신발은 한 켤레다. 게다가 오히려 오랫동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신발은 가수분해가 되어 더 빨리 낡는 다고 한다. 돌려 신을 수만큼 꼭 필요한 신발만 갖추고, 200억 켤레의 쓰레기 산을 떠올리며 새롭게 신발을 사는 것에 더욱 신중해져야겠다 싶다. 더욱이 이제는 디자인만 보고 신발을 사기보다는 수선이 가능한 신발인지 확인하고 구매하려고 한다. 생산되고 버려지는 제품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덜 세상에 쓰레기를 만들기 위한 나의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