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쯤이야

환경적인 패션의 진실

나 하나쯤이야

환경적인 패션의 진실

최근 이사를 하면서 “작은 몸 하나에 뭐 이리 생필품이 많은가”하면서 자괴감에 물건들을 내 양심 몰래 버렸다.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속담에 딱 맞는 행동임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이사에서는 그러지 말자는 목표로 매번 옷장을 불시 검문하지만 넓어진 옷장 크기로 눈속임 당하고 있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옷을 좋아하지만 옷 가지들이 많아지거나 오래 입지 못할 것 같은 옷들은 사지 않는 편이다. 다만 그러한 이유로 ‘제대로 된 옷 하나’를 신중히 고르고 고르거나, 페트병을 재사용해서 만든 에코백, 나무 껍질로 만든 가방, 리사이클 캐시미어 등 일명 ‘환경친화적 소재’의 패션 제품들을 구매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매번 패션 커머스 앱들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드나들면서 호시탐탐 물욕에 자극되는 모순된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그 ‘제대로 된 옷 하나를 오래’라는 나의 문구가 오히려 천연소재와 슬로우 패션의 지향점에 맞는 구매 욕구를 부추겼던 것 같다. 그 배경에는 물론 합성섬유가 환경오염에 더 큰 주범이라는 생각에 있었다. 합성섬유 옷 같은 경우에는 세탁을 하게 되면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유통과정의 환경오염 그리고 매립 시 썩는 기간이 100년 넘게 걸린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하수구를 거쳐 강과 바다로 흘러든 미세플라스틱은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고 먹이사슬을 거쳐 우리가 먹는 식품으로 되돌아온다.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이소연 | 돌고래 | 2023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의 책을 최근 접하고 나의 변명거리에 조금도 정당화될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면이나 모직 같은 천연섬유도 환경문제가 적다고 할 수는 절대 없는 것이다. 면의 경우에는 전 세계에서 쓰는 농약의 10퍼센트, 살충제의 25퍼센트가 목화 재배에 사용된다. 털이나 가죽 제품들은 동물권에 대한 의식으로 인해 ‘비건 가죽’으로 대체되어 왔지만, 천연섬유나 친환경 제품들은 마치 환경파괴의 안전지대로 여겨졌기 때문에 불편한 진실이 가장 마지막에 드러났던 것이다.

패스트 패션’에 대응해 나온 ‘지속가능한 패션’이 곧 ‘환경친화적 소재의 옷들’,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의 옷’들과 같은 트렌드로 이어졌다. 결국 패션 생태계의 환경파괴적인 모순들은 극복되지 않은 채 ‘패스트 패션’의 형태적 이용에 불과했던 것인가 하는 찝찝한 회의감이 들었던 것은 나만 느낀 것이 아닐 것이다. 어쨌든 섬유 회사의 차원에서도 제작 과정과 유통 과정만이 아니라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 상당한 옷들을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영국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약 422억원 상당의 재고를 모두 불태워 버린다고 한다. 단순히 특정 브랜드 차원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패션 업계의 패스트패션의 메커니즘이 이제 기후 위기처럼 ‘생태적 전환’에 직면을 선언해야 한다. 우리가 사서 입은 옷들이 내일 반찬 속의 미세플라스틱과 코를 찌르는 석유냄새로 내 건강을 조금씩 앗아가고 있는 악순환을 지구상의 인류가 어떤 옷을 입어도 피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실천은 중고 거래 이용과 플랫폼들이 활발해지면서 ‘제로웨스트 옷장 실현’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끝나지 않는 ‘블랙 프라이데이’로부터 내 옷장을 지켜내어 보자!


참고 서적  이소연, 2023,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돌고래.

최근 이사를 하면서 “작은 몸 하나에 뭐 이리 생필품이 많은가”하면서 자괴감에 물건들을 내 양심 몰래 버렸다.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속담에 딱 맞는 행동임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이사에서는 그러지 말자는 목표로 매번 옷장을 불시 검문하지만 넓어진 옷장 크기로 눈속임 당하고 있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옷을 좋아하지만 옷 가지들이 많아지거나 오래 입지 못할 것 같은 옷들은 사지 않는 편이다. 다만 그러한 이유로 ‘제대로 된 옷 하나’를 신중히 고르고 고르거나, 페트병을 재사용해서 만든 에코백, 나무 껍질로 만든 가방, 리사이클 캐시미어 등 일명 ‘환경친화적 소재’의 패션 제품들을 구매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매번 패션 커머스 앱들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드나들면서 호시탐탐 물욕에 자극되는 모순된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그 ‘제대로 된 옷 하나를 오래’라는 나의 문구가 오히려 천연소재와 슬로우 패션의 지향점에 맞는 구매 욕구를 부추겼던 것 같다. 그 배경에는 물론 합성섬유가 환경오염에 더 큰 주범이라는 생각에 있었다. 합성섬유 옷 같은 경우에는 세탁을 하게 되면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유통과정의 환경오염 그리고 매립 시 썩는 기간이 100년 넘게 걸린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하수구를 거쳐 강과 바다로 흘러든 미세플라스틱은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고 먹이사슬을 거쳐 우리가 먹는 식품으로 되돌아온다.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이소연 | 돌고래 | 2023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의 책을 최근 접하고 나의 변명거리에 조금도 정당화될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면이나 모직 같은 천연섬유도 환경문제가 적다고 할 수는 절대 없는 것이다. 면의 경우에는 전 세계에서 쓰는 농약의 10퍼센트, 살충제의 25퍼센트가 목화 재배에 사용된다. 털이나 가죽 제품들은 동물권에 대한 의식으로 인해 ‘비건 가죽’으로 대체되어 왔지만, 천연섬유나 친환경 제품들은 마치 환경파괴의 안전지대로 여겨졌기 때문에 불편한 진실이 가장 마지막에 드러났던 것이다.

‘패스트 패션’에 대응해 나온 ‘지속가능한 패션’이 곧 ‘환경친화적 소재의 옷들’,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의 옷’들과 같은 트렌드로 이어졌다. 결국 패션 생태계의 환경파괴적인 모순들은 극복되지 않은 채 ‘패스트 패션’의 형태적 이용에 불과했던 것인가 하는 찝찝한 회의감이 들었던 것은 나만 느낀 것이 아닐 것이다. 어쨌든 섬유 회사의 차원에서도 제작 과정과 유통 과정만이 아니라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 상당한 옷들을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영국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약 422억원 상당의 재고를 모두 불태워 버린다고 한다. 단순히 특정 브랜드 차원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패션 업계의 패스트패션의 메커니즘이 이제 기후 위기처럼 ‘생태적 전환’에 직면을 선언해야 한다. 우리가 사서 입은 옷들이 내일 반찬 속의 미세플라스틱과 코를 찌르는 석유냄새로 내 건강을 조금씩 앗아가고 있는 악순환을 지구상의 인류가 어떤 옷을 입어도 피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실천은 중고 거래 이용과 플랫폼들이 활발해지면서 ‘제로웨스트 옷장 실현’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끝나지 않는 ‘블랙 프라이데이’로부터 내 옷장을 지켜내어 보자!


참고 서적  이소연, 2023,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돌고래.